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8-22 15: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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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페이의 출시 국가를 확대하면서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과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삼성페이가 국내에서는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글로벌에서는 후발주자로 꼽히는 만큼 각 국가별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홍보 이미지.<삼성전자 블로그>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2015년 8월 출시된 뒤 2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선두권에 올랐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에서 굳건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페이가 출시된 지 3년 동안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해왔다”며 “모바일 결제 서비스뿐 아니라 삼성 리워즈 포인트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분석회사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8년 7월 삼성페이 사용자 수는 886만 명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쓰인 금융 애플리케이션으로 조사됐다.
4월 기준으로 누적 결재액 규모가 18조 원을 넘어서면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서비스보다 한발 앞서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종을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기종에서 중저가 스마트폰과 기어 시리즈 및 갤럭시 워치 등으로 확대하면서 삼성페이 사용자 및 결제 건수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 삼성페이로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모바일결제 정보가 빅데이터 마케팅의 핵심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삼성페이와 빅스비(인공지능) 등의 서비스를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해 삼성페이 서비스 대상 국가를 24개국까지 늘렸다.
삼성전자는 각 국가에 온라인 결제와 교통카드, 멤버십, 자동입출금기(ATM) 입출금 서비스, 삼성 리워즈포인트 등 다른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과 손잡고 베트남에 스마트폰을 통해 본인 인증을 마치면 발급되는 전자지갑형 선불카드 서비스인 ‘삼성페이 선불카드’도 내놓았다.
온라인 전용카드로 발급되기 때문에 삼성페이가 가능한 휴대폰 사용자는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바로 선불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밖에 홍콩에서 교통카드회사와 협력한 결제 서비스와 브라질 복지카드 서비스 등 현지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다만 이미 글로벌 간편결제시장은 애플페이, 구글페이, 위쳇페이 등이 시장을 선점한 만큼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5년 9월 미국에 삼성페이를 내놓으며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과가 썩 좋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의 조사결과 5월 기준으로 최근 6개월 동안 삼성페이로 간편결제를 한 차례 이상 했던 미국의 14세 이상 이용자 수는 9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이용자 수는 2017년 같은 기간 840만 명보다 17.8% 늘어났지만 애플페이(2200만 명)와 구글페이(1110만 명)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미국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돼 선점 효과를 누렸고 구글페이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 홍보 이미지.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가 내놓은 ‘5년간 세계 모바일 결제서비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삼성페이 및 구글페이 등을 제치고 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용자는 2020년 4억5천만 명으로 불어나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애플페이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글페이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iOS 운영체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에서도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 등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삼성페이를 비롯한 외국 서비스들이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구글페이와 비슷하게 운영체제 구분없이 모든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에서 위쳇페이 55%, 알리페이 37%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은 처음 사용한 간편결제 서비스에 익숙해지면 다른 서비스로 결제수단을 바꾸는 사례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페이는 후발주자의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제분야는 이제 금융회사의 고유의 영역을 벗어나 정보기술(IT),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페이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넘어 디바이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