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수입차 공세에 맞서 한국차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돌파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점유율 20%는 국내 완성차회사들에게 마지노선”이라며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넘기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수준으로 국내 완성차회사들에게도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시장 성장세는 예상을 뛰어넘었고 수입차 점유율 20%는 먼 일이 아니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2018년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14만109대로 점유율은 16%였다.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해 판매는 19% 늘었고 점유율도 2%포인트 올랐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영업을 재개한 데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랜드로버, 토요타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가 고른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수입차 판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데 반해 국산차 판매는 줄었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회사 5곳은 2018년 상반기 국내에서 75만7003대를 팔았는데 2017년 상반기보다 3%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완성차회사 3곳의 상반기 국내판매가 2017년보다 후퇴했다.
국내 완성차회사 3곳이 하반기 국내에 출시하는 신차도 없기 때문에 국산차와 수입차 경쟁구도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책임감이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BMW 차량 화재사고와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이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입차 공세를 막아내는 데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1~7월 국내에서 모두 3만5919대가 팔렸다.
이 기간 BMW 판매는 3만8527대로 제네시스를 앞선다. 하지만 월간 판매를 비교하면 제네시스가 1월 이후 6월과 7월 두 달 연속으로 BMW를 제쳤다.
BMW가 잇단 차량 화재사고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수입차 BMW 대신 제네시스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생겼을 수 있다.
정부가 7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낮추기로 하면서 국내 완성차회사 가운데 특히 기아차가 수혜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기아차와 쌍용차만 7월 국내판매가 2017년 7월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국산차 구매고객들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이 수입차보다 국산차 판매에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차는 신차 출시를 통해 BMW 차량 화재사고의 반사이익,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준중형SUV 투싼과 스포티지 새 모델이 최근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차가 올해 연말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새 대형 SUV는 국산차 신차 기대작으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올해 안에 국내에서 EQ900 부분변경모델과 G80 2.0 가솔린 터보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