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해외 신규 수주 부진으로 외형을 확대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국내의 대규모 주택 분양사업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실적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짊어진 과제가 무거워 보인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해외 신규 수주에서 계속 고전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 종합정보서비스 통계를 보면 포스코건설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해외에서 확보한 일감은 모두 7억1985만 달러다.
이 추세라면 올해 산술적으로 해외 신규수 주 금액은 10억8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포스코건설의 해외 신규 수주 규모는 2014년(29억103만 달러) 이후 4년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해외 일감이 줄어들면서 포스코건설은 이미 실적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3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1314억 원을 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냈지만 이후 연간 매출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매출은 2014년 9조4806억 원, 2015년 8조8714억 원, 2016년 7조1281억 원, 2017년 7조192억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부문별 매출을 살펴봐도 해외사업이 대부분인 플랜트부문의 매출은 2017년 7856억 원을 보여 2013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택과 오피스텔, 빌딩 등이 포함된 건축부문 매출이 최근 3년 동안 연간 4조 원 안팎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낸 점과 대비된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비교해볼 때 포스코건설의 매출 뒷걸음질은 더욱 뼈아프다.
포스코건설과 직원 규모에서 비슷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의 매출은 2013~2017년에 대부분 성장했다.
이영훈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포스코 기획재무부문 경영기획실장, 재무투자부문 재무실장, 전략기획총괄부문 재무실장, 경영전략실장 등을 역임한 포스코그룹의 대표적 기획·재무 전문가로 2016년부터 2년 동안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올해 3월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겼다.
이 사장이 재무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만큼 포스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이 찍힌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포스코건설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과 현금성자산을 뺀 것)은 2015년 말 -1961억 원에서 2017년 말 9730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공을 들였던 인천 송도국제도시개발사업에서 우발채무가 발생하고 브라질 CSP제철소사업 등 일부 대규모 사업에서 채권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입금 규모가 늘었다.
다만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건물 엘시티(LCT) 건설사업과 서울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 등 대규모 건축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재무 부담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파악한다.
이 사장이 포스코건설의 외형 회복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건설은 수년 동안 이어진 해외 신규 수주 감소로 착공실적 등이 감소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7위를 기록했다. 2017년보다 순위가 두 계단 떨어진 것으로 포스코건설이 시공능력평가 5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사장은 2013년에 포스코건설의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최고재무책임자 역할(CFO)을 맡아 포스코건설의 실적 반등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중동 지역에 매달리던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중남미 지역 등 다른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