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출하량을 늘리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의 공급 과잉과 업황 악화를 유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4분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출하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만큼 D램 수요를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쉬워져 탄력적으로 투자를 조절해 업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과거 D램시장에서는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래픽카드나 서버 등 기업 고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과 같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예상하지 못하고 무작정 출하량을 늘려 공급 과잉과 업황 악화를 이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서버용 D램 수요는 대부분 반도체기업들과 장기 공급계약으로 묶여 있어 단기간에 변할 가능성도 낮다"며 "출하량이 늘어나도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기업들의 서버용 D램 출하량은 올해 연간 약 44%, 내년 47%에 이르는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서버시장에서 D램 수요 역시 2022년까지 연간 40% 이상을 유지해 출하량 증가분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약 2년 동안 이어진 D램 가격 상승세는 3분기까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 전자업체들이 일제히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축적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부터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 성과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을 이끌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이 연구원은 "전자제품 비수기인 내년 1분기까지 D램업황 침체기가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