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8-02 18: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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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국내 증권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자본시장업계 전반의 협력을 이끌어 나가기로 했다.
금감원은 2일 ‘해외 증권거래소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앞으로 국내 금융권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면 업권과 기관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금융감독원이 2일 '해외 증권거래소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권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자본시장업계 전반의 협력을 주문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가 거래 정보를 공동으로 검증·기록·보관해 공인된 제3자 없이도 거래 기록의 결점을 없애고 신뢰를 높이는 인프라 기술을 말한다.
해외 증권거래소들은 운영비용을 줄이고 거래 기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증권 발행과 매매, 청산, 결제, 권리 관리 등 거래시스템 전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증권거래소와 금융사, 예탁결제사 등 허용된 거래 주체들이 참여하는 ‘폐쇄형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증권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2015년 10월 블록체인 바탕으로 비상장주식의 발행과 분류 등을 처리하는 ‘나스닥 링크’를 출범했다. 호주증권거래소(ASX)도 2021년까지 증권의 청산과 결제 시스템을 블록체인 바탕의 시스템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증권거래소들은 블록체인을 증권 거래 시스템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IT회사 등의 도움도 받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씨티그룹과 비자(VISA) 등 주요 금융회사들과 손잡고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체인’에 3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나스닥과 체인은 현재 블록체인 기술 바탕의 새로운 증권 거래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일본거래소그룹, 러시아 모스크바거래소, 칠레 산티아고거래소 등은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는 리눅스 재단에서 블록체인의 글로벌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꾸린 컨소시엄으로 IBM, 시스코, 리플, JP모건 등 기업 6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프로젝트가 개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금감원은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자본시장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려면 관련 기술을 적용할 업무를 명확하게 결정하고 장기계획을 세워 프로젝트별로 개념증명과 시범사업 등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자본시장의 참여자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이 협업해 서로의 기술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업계의 금융 전문성과 스타트업의 새 아이디어와 기술이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