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5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퇴진설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지만 4분기 들어 화장품사업의 성장을 이끌어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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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LG생활건강은 27일 지난해 영업이익 5110억 원을 올려 2013년보다 2.9%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도 4조6770억 원으로 전년보다 8.1% 늘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1분기 중국 화장품사업 구조조정, 2분기 세월호 사고, 3분기 음료부문 통상임금 확대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4분기에 화장품 부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10년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천억 원을 넘어섰다.
차 부회장은 화장품 브랜드인 ‘후’ ‘오휘’ ‘숨’ ‘빌리프’ 등의 매출을 키워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한방화장품 브랜드인 ‘후’는 중국 관광객들의 인기 덕분에 지난해 4분기 면세점 판매점 1위를 기록했다. '후'를 비롯한 고급화장품의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늘었다.
다만 중저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은 중국에 합자법인을 설립해 직영매장을 확대하는 구조조정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화장품사업 매출만 5580억 원, 영업이익 790억 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2%, 86.7% 늘었다.
차 부회장은 올해도 LG생활건강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500억 원, 56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외 화장품사업 성장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0월 ‘차앤박 화장품’으로 유명한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화장품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담은 코스메슈티컬 제품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참여해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해외사업은 중국과 중화권 국가를 중심으로 키운 뒤 미국과 일본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늘어난 실적 덕분에 긍정적 신용평가도 얻었다. LG생활건강의 발행 예정인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은 26일 한국신용평가사로부터 ‘AA’로 평가받았다.
LG생활건강은 대규모 지분을 잇따라 취득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총차입금 규모가 1조2천억 원을 넘어섰으나 사업확대에 따라 그만큼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성공적 기업인수와 실적개선에 힘입어 현금창출 능력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자본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27일 보통주 1주당 4천 원, 우선주 1주당 405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LG생활건강의 배당금 총액은 671억2900만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