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천만 관객을 모으고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웹툰을 바탕으로 한 영화, 드라마 제작이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23일 네이버와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 27일 오후 11시부터 JTBC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2016년 4월8일 네이버에서 연재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배우 임수향씨와 아이돌그룹 아스트로의 차은우씨가 각각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어릴 적부터 외모에 불만이 많았던 여주인공이 성형수술을 통해 새 삶을 찾으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펼쳐지는 대학생활을 거치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네이버는 ‘웹툰의 영화화’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 정도로 웹툰 기반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통해 올해 안에 ‘웹툰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기 위한 법인을 출범하기로 했다. 새 법인에는 권미경 전 CJE&M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권 전 본부장은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등 흥행작을 투자총괄한 실력자로 평가된다.
네이버웹툰은 6월15일 영화 ‘여중생A’을 제작하는 것으로 영화 제작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여중생A는 2015년 2월8일부터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인데 방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여중생이 게임 속 친구를 현실에서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6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받는 등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제작됐다.
이 밖에도 ‘계룡선녀전’ 등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가 각각 11월과 하반기에 방영을 앞두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콘텐츠는 이미 인지도를 확보해 이름이 잘 알려져 홍보하기 유리한 데다 이미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어 흥행하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네이버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은 누적 관객 수 1441만 명을 모으는 등 가장 크게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웹툰에 모두 1500억 원을 출자했다. 네이버웹툰은 이 자금을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웹툰사업을 키우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영화사업 잠재력이 더욱 큰 만큼 일찌감치 해외에 웹툰 알리기에 나서려는 것이다.
카카오도 자회사 포도트리가 운영하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웹툰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닥터 최태수’ ‘드림사이드’ 등을 드라마로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두 콘텐츠 모두 웹소설을 시작으로 웹툰, 드라마까지 제작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카카오는 현재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웹소설, 웹툰, 드라마로 이어지는 흥행공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2014년1월 동명의 웹소설로 연재됐는데 여기서 흥행성을 인정받아 2016년 6월부터 웹툰으로 연재된 뒤 마지막으로 드라마로 제작됐다.
이 드라마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최고 시청률 10% 등을 보일 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는 웹툰 연재와 영화 제작을 동시에 기획한 최초의 사례도 남겼다. 2017년9월 연재를 시작한 웹툰 ‘강철비’는 같은 해 12월 영화로 제작돼 관객 수 450만여 명을 동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5840억 원이던 웹툰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확보한 웹툰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나설 수 있는 '보물창고'를 확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