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S9'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규 구매자의 옛 스마트폰을 고가에 매입하고 사은품도 증정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예전에 한국에서 진행된 보상판매보다 스마트폰 매입 가격이 높고 혜택폭도 커 한국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17일 삼성전자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9 시리즈 또는 갤럭시노트8을 새로 구매하는 소비자에 사은품 혜택을 준다.
미국 소비자는 새로 구매하는 모델에 따라 최소 60달러 상당의 64기가 메모리카드, 최대 200달러 상당의 256기가 메모리카드를 사은품으로 받는다.
갤럭시S9나 갤럭시S9플러스를 구매하면 옛 스마트폰을 삼성전자에 반납하고 가격을 할인받는 보상판매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스마트폰 매입가격도 상당히 후한 편이다.
4년 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5나 3년 전 출시된 갤럭시S6 또는 갤럭시노트5를 반납하면 최대 200달러, 2년 된 갤럭시S7을 반납하면 300달러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에 최대 400달러, LG전자 또는 구글의 스마트폰도 최대 300달러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제조사에 관계없이 아무 스마트폰이나 반납해도 최소한 200달러를 할인해준다.
일부 최신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중고로 판매할 때보다 높은 가격을 삼성전자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도 갤럭시S9 출시 직후부터 7월7일까지 약 4개월 동안 보상판매 혜택을 제공했다.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자들에 카드 할인 혜택과 2만 원 상품권도 제공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상판매와 비교하면 혜택폭이 작아 한국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행사기간에 갤럭시S9를 구매하며 옛 스마트폰을 반납한 소비자들에 평균 중고 가격보다 높은 돈을 계좌이체 방식으로 보상했다.
하지만 갤럭시S5 시리즈의 최대 보상 가격은 7만5천 원, 갤럭시S6과 갤럭시노트5는 12만 원, 갤럭시S7은 17만 원에 그쳤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미국 보상 가격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아닌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는 보상혜택 대상이 아니며 호환성이 낮은 LG유플러스 스마트폰의 매입 가격은 더 낮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8플러스와 아이폰X 등 일부 모델 매입 가격은 미국보다 높지만 1년도 안 돼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소비자의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상범위가 크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상 가격은 국가별로 별도의 사업 전략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국가별 보조금과 마케팅비 차이도 반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스마트폰의 한국 판매 가격이 해외 평균보다 높다는 이유로 한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소비자와 정치권의 공세에 시달려 왔다.
▲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의 보상판매 행사 안내. |
한국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스마트폰 출고가를 이통사와 협의해 책정한다고 해명했고 갤럭시노트8 판매 가격도 유럽이나 미국보다 낮게 내놓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전에도 미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할인 공세를 펼쳐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한국 소비자를 위한 혜택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서 갤럭시S9 시리즈나 갤럭시노트8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2년 약정을 맺으면 같은 스마트폰을 공짜로 한 대 더 받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에서 보상판매 등 추가적 행사를 진행할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