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영업이익 1조 달성이 멀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올해 하반기에 주력 제품의 약세, 불확실한 시장 상황 등이 겹치며 올해 영업이익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7901억 원을 거둔데다 올해 화학산업이 슈퍼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많아 영업이익이 1조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한화케미칼은 2017년 매출 9조3418억 원, 영업이익 7901억 원을 거두며 3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세전이익은 1조930억 원으로 창사 최초로 1조 원을 넘겼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는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2017년 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원료부문에서 가성소다와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격이 올해 초부터 내림세를 보이면서 한화케미칼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졌다.
가성소다 가격은 올해 초 톤당 600달러 대에서 7월에 톤당 445달러까지 떨어졌다. 2017년에는 2009년 이후 최고 가격인 톤당 700달러를 넘기며 한화케미칼 실적에 힘을 보탰다.
가성소다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공급 과잉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환경 감찰로 가성소다의 수요처의 가동률이 떨어졌다”며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이란 가성소다 회사들의 재고 투매도 가성소다 가격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가격도 약세다.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는 폴리우레탄의 원료다. 폴리우레탄은 합성섬유를 비롯해 자동차, 신발, 가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두루 쓰이는 소재다.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가격은 올해 초 톤당 4350달러에서 7월 들어 톤당 3550달러까지 떨어졌다.
독일 바스프의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공장이 7월부터 재가동되고 올해 말 중국 옌타이 완화의 연간 생산능력 30만 톤 규모 신규 설비도 가동되면서 가격 하락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제품의 약세에 더해 대외환경도 석유화학업황에 부정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띠면서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산업의 수요는 최종 소비재의 수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경제 성장 부진은 업황의 악화로 이어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한화케미칼의 올해 실적 전망은 지난해 수준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8189억 원, 영업이익 7019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보다 매출은 5.60%, 영업이익은 7.21% 줄어드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은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힘들다"며 "2017년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