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7-13 14: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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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대 LNG추진 벌크선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13일 H라인해운이 현대삼호중공업에 18만DWT(재화중량톤수)급 LNG(액화천연가스)추진 벌크선 2척을 발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윤문균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 LNG추진 벌크선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인도한다면 앞으로 벌크선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를 제칠 기회를 잡게 될 수도 있다.
트레이드윈즈는 현대삼호중공업이 LNG추진 벌크선 2척을 2020년 하반기까지 H라인해운에 인도할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H라인해운의 LNG추진 벌크선을 발주하는 것은 5일 LNG추진선 발주와 관련해 맺은 상생협력 양해각서에 따른 것이다.
H라인해운은 포스코에 공급할 철광석 등을 호주에서 실어나를 벌크선을 LNG추진선박으로 발주하기 위해 이날 포스코, 현대삼호중공업, 한국해양진흥공사 등과 양해각서를 맺었다.
포스코가 수입하는 철광석 등을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하게 될 LNG추진벌크선이 운반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선박 건조에 금융지원을 하는 내용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한국해운산업의 재건을 목표로 지난 5일 출범한 기관인데 LNG추진 선박을 발주하는 선사들에게 각종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5월 발표한 ‘LNG추진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방안’에 따르면 민간 LNG추진 외항선이 올해 8월 발주되기로 계획된 만큼 H라인이 올해 8월 안에 LNG추진 벌크선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 일감을 따낸다면 세계 최대 LNG추진 벌크선을 수주한 조선사가 될 수 있다.
선사들이 선박을 발주할 때 건조경험을 눈여겨 본다는 점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은 앞으로 LNG추진선 수주 경쟁력에 힘을 받게 된다.
현재 세계 최대 LNG추진 벌크선은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그린 아이리스호다. 이 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LNG추진 연안 벌크선인데 5만DWT급 규모이며 동해항부터 광양항까지 석회석을 운송하는 용도로 쓰인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하는 선박은 대형 LNG추진 벌크선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현대삼호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가 벌크선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크선은 초대형 원유운반선이나 LNG추진선 등과 달리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중국 조선사는 세계 벌크선 일감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쓸어담고 있다.
하지만 LNG추진선은 일반 상선을 건조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국 조선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 현대미포조선의 그린 아이리스호.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황산화물 등 선박 배기가스를 대상으로 환경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LNG추진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된다.
현대삼호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가 벌크선시장에서 중국을 제칠 기회를 잡게 될 수도 있다
이번 LNG추진 벌크선은 수익성도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이드윈즈는 LNG추진 벌크선 가격이 일반 벌크선보다 20~25% 가량 더 비쌀 것으로 파악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8만DWT급 벌크선 가격은 현재 4800만 달러 정도인데 LNG추진 벌크선으로 건조된다면 선박 가격이 6천만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최대 1억2천만 달러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고 트레이드윈즈는 보도했다.
H라인해운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과 LNG추진 벌크선 발주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로 선박 가격, 구체적 사양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LNG추진 벌크선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배인 만큼 기술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