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금융은 LIG손보 인수가격을 놓고 LIG그룹과 좀처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
|
|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말부터 LIG그룹과 LIG손보 최종인수 계약을 벌이고 있지만 적정 인수가격을 놓고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6월 LIG그룹과 인수가격 협상을 할 때 LIG손해보험 지분 19.74%를 6850억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LIG그룹이 지난해 LIG손보의 예상 순이익을 2578억 원이라고 밝힌데 근거해 인수가격을 산출했다.
하지만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실사를 해보니 순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LIG그룹도 지난달 LIG손보의 순이익 예상치를 1370억 원으로 낮췄다.
LIG손해보험 미국법인이 지난해 손실을 크게 보면서 LIG손보의 순이익은 더욱 나빠졌다. LIG손해보험은 2012년부터 미국법인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배상책임보험을 판매했다가 지난해 맨하튼 아파트 붕괴, 캘리포니아 아파트 화재 등으로 큰 손실을 봤다.
KB금융과 LIG그룹은 6월 미국법인 손실액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으면 LIG손보 주식 가격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를 근거로 LIG그룹에게 지난 6월에 합의한 인수가격보다 10% 정도를 깎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LIG그룹은 5%만 깎아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LIG손보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일도 윤 회장에게 고민거리다.
지주회사법은 은행이 다른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해당 금융기관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LIG손보의 지분 10% 가량을 더 사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KB금융이 LIG손보에 투입할 돈은 인수가격을 합쳐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중이라 KB금융과 LIG그룹이 희망하는 적정 인수가를 정확히 밝힐 수 없다”며 “가능한 빨리 LIG손보를 마무리하자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