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9일 “중국 조선사가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등 때문에 더 이상 저가 수주 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조선사의 강점이 부각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한국 조선사가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은 중국에서 1위와 2위에 각각 올라 있는 조선사그룹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선박중공업집단은 조선해양플랜트 관련 기업 46곳, 중국선박공업집단은 조선소 23곳을 각각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과 중국선박공업집단 산하에서 현재 일감을 갖고 있는 조선소 숫자는 각각 10곳 정도로 크게 줄었다.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과 중국선박공업집단은 재무구조도 나쁘다.
중국선박중공업집단은 2011년부터 중국선박공업집단은 2009년부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2016년과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봐 영업이익률이 –10%에 이른다.
양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들이 표면적으로 많은 선박을 수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국 선박을 수주하거나 한국 조선사보다 훨씬 낮은 선박 가격에 일감을 따내 도크 채우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라며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세계 선박 가격은 하락하면서 중국 조선사가 강점으로 내세우던 저가와 빠른 인도 전략을 지속할 수 없게 됐으므로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조선사가 앞으로도 세계 1위로서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양 연구원은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위를 되찾았다”며 “기술력, 재무구조, 인건비, 고정비,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비교 우위에 선 덕분인데 앞으로도 수혜를 보면서 상장되어 있는 한국 조선사의 기업가치가 긍정적 방향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의 시장 점유율은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기준으로 올해 40.7%다. 중국 조선사는 35.6%, 일본 조선사는 11.3%다.
양 연구원은 세계적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한국 조선사가 경쟁 완화에 따른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벌크선과 유조선, 컨테이너선, 가스운반선 등 4대 선박 종류를 적어도 1척씩 수주한 조선사는 2015년 433곳이었지만 2017년 169곳, 올해 6월에는 57곳으로 줄었다. 한국 조선사의 경쟁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양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와 경쟁할 만한 상대가 없다”며 “수주가 가능한 조선사 수가 줄어들면서 전세계 조선사들의 경쟁구도가 약화됐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