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LG상사를 통해 종합물류기업 범한판토스를 인수한다.
범한판토스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범 LG가에 속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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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그룹 회장 |
LG상사는 범한판토스 인수로 상사와 물류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LG상사는 이사회를 열고 범한판토스 지분 51%(102만 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은 30만8550원으로 총 인수금액은 3147억2100만 원이다. LG상사는 현금으로 지분을 취득한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정회씨 일가가 1977년 설립해 운영해온 종합물류회사다. 구정회씨의 셋째아들인 구자헌 회장이 1999년 별세할 때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범한판토스의 대주주는 지분 97%를 보유한 구자헌 회장의 부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씨다. 조원희 회장이 50.86%, 구본호씨가 46.14%를 보유하고 있다.
LG상사는 당초 범한판토스 지분 82%를 6천억 원에 인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재무적 부담이 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인 51%만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LG가의 우호 주주들이 나머지 지분 46% 중 31.1%를 사들이기로 했다. 남은 14.9%는 구본호씨가 그대로 보유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도 범한판토스 지분 인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구광모 상무는 LG그룹의 차기 후계자로 지난해 말 지주사 LG의 3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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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 상무 |
이번 지분 인수로 범한판토스는 LG그룹으로 편입된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를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LG상사는 글로벌 사업역량을 활용해 범한판토스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높여 신흥국으로 진출을 확대하려고 한다. 또 기존 컨테이너 물류 중심의 편중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자원과 원자재 등 벌크화물 물량을 늘려 물류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자원 및 산업용 원자재 트레이딩사업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상사와 물류사업 결합에 따른 신사업 기회 발굴 등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LG상사가 범한판토스 인수를 통해 연간 1천억 원에 이르는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범한판토스는 전자와 기계, 화학, 정유,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속한 2500여개 고객사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3자물류의 경우 국내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물류를 거의 전담해왔기 때문에 LG그룹으로 편입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많았다. 범한판토스 전체 매출에서 LG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로 알려져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