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관리공단이 북한 광해 관리사업을 구상하면서 재원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1일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따르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 북한 광해 복원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방안의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우선 남북경협기금을 활용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부터 검토하고 있다.
남북경협기금은 규모가 13조8천억 원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에 남북 광해 협력사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어 원활하게 기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전체에 13조8천억 원이 활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사업의 장기적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자체적으로 광물사업을 추진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매장돼 있는 광물 자원이 풍부하지만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에 저품질 광물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
중국 등 북한과 광물사업을 협력하고 있는 국가는 저품질 광산을 저렴한 가격에 수입해 고품질로 재련한 뒤 다시 수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한국광해관리공단도 이런 방식의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광물 제련 기술은 중국보다 우수해 경쟁력이 있고 이미 개발돼 있는 광산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부담도 적다.
광산 개발 뒤 남은 경석으로 골재나 건축자재를 만드는 사업도 논의된다.
골재나 건축자재를 만드는 사업은 알짜 광물을 제외한 경석을 재활용할 수 있어 광해관리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천연광물로 건축자재 등을 만들면 인체에도 해롭지 않다. 최근 규조토를 이용한 페인트가 새집증후군을 개선해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은 주요 광종의 89%를 수입하는 국가로 광물 수입 의존도가 높아 건축자재에 천연광물을 이용하는 것이 원재료 부담을 높일 수 있는데 북한 경석을 이용하면 이런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저품질 광물을 제련하거나 남은 경석을 이용해 건축자재를 만드는 사업은 투자적 성격이 있어 북한과 이익금 배분 등 구체적 논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조정구 한국광해관리공단 처장은 “광해관리사업은 공익사업의 성격이 있어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광물 찌꺼기, 폐석, 경석 이용한 복구비 조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