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인 두산밥캣의 실적 반영을 빼면 사실상 중장비부문이 전체 실적을 책임지는 구조다. 중장비부문은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2018년 2분기에 영업이익 2583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중장비부문이 1096억 원이나 된다. 2017년 2분기만 해도 632억 원이었는데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장비를 판매하고 있는데 주력시장인 북미와 유럽 이외에 인도 건설시장의 성장으로 힘을 받고 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적극적으로 인프라 확충정책을 펼치면서 건설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인도는 건설기계시장 규모가 1조3천억 원으로 백호로더(Backhoe Loader)의 비중이 80%에 이른다.
인도의 백호로더 수요 규모는 2014년 2만8천 대 수준에서 올해 4만 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백호로더는 굴착과 적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소형 건설장비다.
두산밥캣은 인도시장 상황에 따라 백호로더 공급을 늘리는데 힘쓰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두산밥캣은 인도시장에서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 점유율은 60~65%, 소형 굴삭기(MEX) 점유율은 10~15%지만 백호로더 비중은 크지 않았다.
두산밥캣은 최근 200억 원을 들여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백호로더 공장을 사들여 6월에 문을 열었다. 연간 8천여 대의 백호로더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2019년 하반기부터 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이미 기존 파트너와 제휴를 통해 중동 백호로더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경험이 있고 러시아, 칠레, 멕시코 등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현지 판매망을 확대해 앞으로 5년간 인도시장에서 백호로더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밥캣은 주력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도 안정적으로 실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
두산밥캣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703억 원, 영업이익 943억 원을 거뒀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11.3% 늘었다. 미국에서 매출이 2017년 1분기보다 12.5% 늘었고 유럽에서 매출은 46.4% 늘었다. 미국의 매출 비중은 68% 정도다.
증권업계는 두산밥캣이 올해 2분기 매출 9920억 원, 영업이익 125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연간기준으로 매출 3조6992억 원, 영업이익 4336억 원을 낼 것으로 바라본다. 2017년보다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9.9% 늘어나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성장은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과 두산중공업에게는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두산은 재무상황이 좋지 못하다. 2017년 기준으로 총자산 28조90억, 부채 21조1656억, 차입금 12조6250억 원이다. 차임금 의존도가 43%, 부채비율이 278.4%에 이른다.
두산중공업도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주력사업이었던 원전사업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게 된 데다가 부채비율이 280%에 이르는 등 재무상황도 좋지 않아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발맞춰 풍력발전, 가스터빈 등 신재생에너지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새로운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각각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손자회사로 두 회사의 실적은 두산과 두산중공업 실적에 반영된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말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을 36.3% 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의 지분을 55.3%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