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06-28 14:31:57
확대축소
공유하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을 따낼 수 있을까?
28일 미국 방위산업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록히드마틴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
올란도 카르발류 록히드마틴 항공사업본부 부사장은 디펜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제기된 의혹 등이) 록히드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휴한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르발류 부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기된 문제들을 놓고 계속 고심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본다”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이 적절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둘러싼 의혹에도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화한 훈련기 T-38C를 새 훈련기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초기 물량만 350대, 약 17조 원인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록히드마틴이 마케팅을 총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미 T-50을 여러 국가에 수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에 기대를 거는 시각이 있었으나 최근 미국 언론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한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사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전·현직 경영진이 한국 검찰에 기소된 지 2주일 뒤에 미국 공군에게서 4880만 달러 규모의 5년짜리 계약을 수주했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임원들의 기소 사실을 미국 공군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고의로 기소 사실을 숨겼고 이에 따라 F-16 창정비사업을 수주하게 됐다고 본 것이다.
5월 초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미국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설립한 유령회사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5만 달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A.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른바 ‘로비용 자금’ 명목으로 코언 변호사 측에 돈을 송금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떠올랐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파트너인 록히드마틴이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면서 일단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이 수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입찰 막바지 단계에서 의혹들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가 사업 수주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국 언론들에서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 “정당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미국 정부는 방산사업을 발주할 때 각 기업의 도덕성 문제를 엄격하게 따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들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놓고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살펴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해명을 미국 정부가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향배가 갈릴 수도 있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의 결과는 늦어도 9월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회계 시스템으로 볼 때 9월에 모든 예산일정이 끝나기 때문에 이 안에 계약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