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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업계 30년 만에 '3강체제'로, 롯데 신라 신세계 무한경쟁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6-24 0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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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업계 양강체제가 무너졌다.

호텔롯데 롯데면세점이 1980년, 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이 1986년 면세점을 처음 연 뒤 국내 면세점업계는 양강체제가 30년 넘게 이어졌다.

그러나 신세계DF의 신세계면세점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면세점업계가 3강체제로 재편됐다.

정유경, 신세계 면세점 입지 강화

2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이 최근 확보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나오는 매출이 연간 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나온 전체 매출 14조 원의 6~7%에 이르는 수준이다.
 
면세점업계 30년 만에 '3강체제'로, 롯데 신라 신세계 무한경쟁
이부진(왼쪽)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지난해 면세점시장은 롯데면세점 41.9%, 신라면세점 29.6%, 신세계면세점 12.7%로 격차가 뚜렸했으나 앞으로 롯데면세점 35%, 신라면세점 29.6%, 신세계면세점 19%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세계면세점이 7월 서울 강남점까지 문을 열면 점유율은 22%로 올라 2위 신라면세점을 바짝 따라붙을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사업을 시작한 지 6년밖에 안 된 후발주자임에도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특히 이번 면세점 입찰을 이끈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면세점업계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적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정 총괄사장도 이부진 사장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괄사장은 이번에 롯데면세점에 이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기회가 올 때 이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다만 신세계면세점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시한 입찰가격이 신라면세점이 제시한 입찰가격보다 675억 원이나 많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은 7월부터 일 년 동안 두 구역에서 모두 3370억 원을 임대료로 내야한다. 임대료율이 47%에 이른다. 100원을 벌면 47원을 임대료로 낸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른 구역의 임대료율 3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게다가 대한항공을 비롯해 4개 항공사가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면서 제1여객터미널에 있는 면세점은 매출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나간 자리인 데다 탑승객의 구매력이 높은 편인 대한항공까지 다른 터미널로 이전한 상태"라며 "신세계면세점이 강남점도 여는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한동안 사업 확대 기회 없어, 경쟁 심화 예고

면세점3사의 점유율 격차가 좁아지면서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추가로 면세점을 늘리거나 사업권을 획득할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아 결국 한정된 시장에서 뺏고 뺏기는 점유율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면세점업계 30년 만에 '3강체제'로, 롯데 신라 신세계 무한경쟁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당초 롯데면세점 부산점은 내년 9월, 신라면세점 장충점은 내년 7월,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내년 10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면세점제도 개선TF가 대기업 면세점도 특허기간 1회 갱신을 허용해 내년 1월1일부터 이 제도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면세점들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특허가 자동으로 갱신된다. 당분간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없다는 얘기다.

롯데면세점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시내면세점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면세점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분기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내면서 송객수수료를 줄였는데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송객수수료를 다시 늘릴 수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100억 원가량을 투자해 명동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VIP 라운지인 ‘스타라운지’를 열었다. 또 동남아지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빅마켓팀’도 신설했다.

신라면세점은 신세계면세점이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과감한 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사업자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찾기 어려워진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모두 최근 시작된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 면세구역에서 '에버리치'와 '체멍'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C구역과 D구역의 입찰이 진행 중이다. 운영기간은 12년이며 3년 추가도 가능하다. 입찰 마감은 7월23일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몇 년 전부터 해외에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에 면세점을 열며 해외에 진출했다. 현재 일본 긴자와 간사이공항, 미국 괌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태국 방콕 시내, 베트남 다낭공항에 모두 6개의 해외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6월 안에 베트남 나트랑공항점도 연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5곳의 해외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연 뒤 마카오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 일본 도쿄 시내에 잇달아 면세점을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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