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일감 고갈로 해양플랜트 야드의 가동을 중단하고 조직도 개편하기로 했다.
강 사장은 22일 직원담화문을 내고 “7월 말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출항하면 해양플랜트 야드(공장)에서는 더 이상 작업할 일감이 없다”며 “일감이 생길 때까지 해양플랜트 야드의 가동을 중단할 것이며 이에 따라 기타 조직들을 통폐합하면서 대규모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야드가 가동 중단되는 것은 1983년 이 야드가 설립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나스르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로 한 한 척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해양플랜트 야드에서는 현재 정규직 2600여 명과 협력업체 직원 3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양플랜트 야드가 가동되지 않는다면 수천 명의 인력이 일감이 없어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강 사장은 앞으로 해양플랜트 야드에서 설치, 사후관리(A/S) 등 잔여공사를 수행할 조직과 수주지원 조직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강 사장은 “가까운 시일에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해양플랜트 착공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 기간 걸리므로 일감 공백을 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사의 저가 공세에 밀려 일감공백에 몰렸다고 파악했다.
강 사장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 부분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하지만 생산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사에 밀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토르투 해양플랜트는 발주처가 우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중국 조선사가 아직까지는 해양구조물을 제작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하지만 현실은 달랐고 발주처는 우리가 아닌 제작비 싼 중국 조선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노조에게 투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사장은 “지금 우리 고정비로는 해양플랜트가 발주되더라도 수주하기가 쉽지 않다”며 “외부의 누군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도 없고 무책임하게 투쟁구호를 외치는 건 더더욱 (해결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비용을 줄이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라며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우리의 3분의 1 정도의 인건비로 공격해오는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사를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