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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북한 유해발굴에서 디엔에이링크 '유전자 분석' 기회 잡나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6-15 1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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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북한 유해발굴에서 디엔에이링크 '유전자 분석' 기회 잡나
▲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이사.
‘너무 이른가?’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이사가 유전체 분석사업에 뛰어들고서 수없이 했던 고민이다.

회사를 세운지 20년이 되가지만 국내 유전체 분석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이 길었던 기다림에 ‘한반도 평화’가 단비를 내려줄 수도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디엔에이링크는 북한과 비무장지대(DMZ)의 유해 발굴과 관련한 수혜회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발굴과 송환에 합의했다. 14일 남북 장성급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이 주요 의제로 논의되기도 했다.  비무장지대와 북한에는 미군 유해는 6천 구 수준, 국군 유해는 12만 구 이상으로 추산되며 식별 사업의 규모는 37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디엔에이링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일염기다형성(SNP) 대조에 기반한 ‘아큐아이디(AccuID)’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해  식별에 경쟁력이 높다.

기존에 활용되던 단일염기서열반복(STR) 방식은 유해의 보존 상태가 나쁘면 판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친부모와 친자식, 즉 1촌 사이에서만 친족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아큐아이디 기술은 훼손된 유전자로도 넓게는 3촌까지 판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종은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유해 발굴이 실제로 진행될지는 정치적 문제라 쉽게 말할 수 없다”면서도 “70년은 된 유해이다보니 1촌인 친자가 살아있지 않은 사례가 많은 만큼 우리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주 4.3사건’의 유전자 분석 수주를 따낸 것도 아큐아이디 기술 덕분이라는 것이다.

디엔에이링크는 2012년과 2015년에도 6.25 전사자의 유전자 감식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제주 4.3사건’의 유해 1만4천 구 가운데 279구의 유전자 감식을 수주하면서 아큐아이디 사업부에서 매출이 처음으로 크게 뛰었다. 발굴이 더 진행되면 추가적 매출을 기대할 수도 있다.  

정승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디엔에이링크는 유해 식별 기술력이 부각되면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베트남과 이라크 등 해외 학살 현장 발굴사업이 진행된다면 성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이런 기회를 오래 기다려왔다. 30년동안 유전체 분석분야에만 몸을 담았다. 

그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했는데 병원을 열지않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0년 동안 공부하면서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분자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원으로 일했다. 

귀국해서는 마크로젠 창립멤버로 참여하다가 '벤처 붐'을 타고 2000년 유전체 분석업체 디엔에이링크를 세웠다. 유전체는 하나의 생물체 안에 있는 모든 유전자들의 집합을 말한다.

하지만 너무 앞서나간 것일까? 국내에는 관련 시장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보니 정부의 연구비 지원에만 목을 매야 했다. 수년을 버티고 나니 시장이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기다림의 사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개인의 유전자 분석을 활용한 '맞춤 의학' 등 B2C(소비자와 기업 간 거래)시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수년 동안 애써왔다. 디엔에이링크는 매출의 80% 이상이 기관이나 연구소가 의뢰한 유전체 분석 서비스로 나온다.

2016년 DTC(Direct to Consumer·소비자가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업체에 의뢰) 유전자 검사가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B2C 확대에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과 혈압, 탈모 등 12개 항목검사만 판매할 수 있는 만큼 사업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열거식으로 허용되는 유전자 검사를 미국처럼 인증제 도입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해 해외 마케팅에 힘쓴 성과를 거두면서 2012년 이후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매출도 144억8천만원으로 전년보다 26.09% 늘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를 선택한다.“ 이 대표가 좋아하는 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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