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 세계 사업장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전력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계열사인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공급을 주로 담당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5일 "삼성전자가 대규모 태양광발전 설비를 갖추면서 에너지저장장치 수급을 크게 늘릴 것"이라며 "삼성SDI 등 배터리업체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한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에 맞춰 수원과 평택, 화성 등의 사업장에 대규모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지역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모든 사업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장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약 10GWh(기가와트시)에 이르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신재생에너지 특성상 배터리가 탑재된 에너지저장장치에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분야에서 글로벌 1위 업체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삼성전자의 수요에 대부분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한국뿐 아니라 북미와 중국, 호주 등 전 세계에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장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0년까지 확보할 에저지저장장치 배터리는 약 3조 원 규모일 것"이라며 "삼성SDI의 올해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매출 예상치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나 스마트폰용 배터리보다 수익성이 대체로 높다.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장 연구원은 "에너지저장장치는 삼성SDI를 비롯한 배터리 전문기업들의 성장동력"이라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에 따라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