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0시10분부터 열린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3차 공판에 임병연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 부사장은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할 당시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비전전략실장을 지냈다.
신 회장이 주관해 매주 화요일 오전에 열린 전략회의에 참석했으며 롯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에 관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임 부사장은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에 경영권 분쟁이 롯데그룹에서 가장 큰 현안이었다”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2주 동안 일본에 머물렀던 동안 대부분의 사안은 이인원 부회장 중심으로 이뤄졌고 신 회장이 직접 결정할 내용만 전화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당시 신 회장에게 논의할 만한 중요한 인수합병 2건은 삼성그룹으로부터 화학 3사를 인수하는 작업의 마무리가 아직 남아있었고 롯데케미칼의 미국 엑시올 인수였다고 임 부사장은 증언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증인이 담당했던 매출 8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덜 챙길 정도로 경영권 분쟁이 중요했는데 경영권 분쟁이 어느 정도 해결된 다음 면세점을 바로 챙길 정도로 면세점사업이 중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한숨 돌리고 한국에 돌아온 뒤 열린 첫 전략회의인데 당시 황각규 사장이 정부의 면세점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보고했다”며 “이 정도면 엄청 중요한 사안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임 부사장은 “보통 회의가 2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계열사 전반의 보고가 이어지고 인수합병 진행사항, 재무와 인사 관련 보고 등 일상적 회의가 끝난 다음 정보공유가 이뤄진다”며 “이 자리에서 나온 얘기”라고 대답했다.
이날 공판에서 임병연 부사장이 업무수첩에 적은 메모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당시 임 부사장은 전략회의 때 업무수첩에 황각규 당시 사장이 언급한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방안’이라는 메모를 적었다. 이밖에 신 회장을 CM(체어맨)으로 일컬으며 발언도 몇 가지 적었는데 면세점과 관련해서는 신 회장의 발언이 따로 적혀있지 않았다.
임 부사장은 “신 회장이 면세점과 관련해 따로 말을 했으면 적었을 것”이라며 “따로 언급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당시 전략회의에서 면세점과 관련해 회의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냐 등의 질문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