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앞줄 오른쪽)과 카를로스 도밍게스 필리핀 재무부 장관(앞줄 왼쪽)이 4일 서울 청와대에서 '세부 신항만 건설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1억73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뉴시스> |
한국수출입은행이 필리핀 세부에 신항만을 건설하는 사업에 1억73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은 4일 필리핀 재무부와 ‘세부 신항만 건설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1억73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차관 공여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1987년부터 한국 정부에서 만들어 관리하고 운용하는 개발도상국 대상의 경제원조기금을 말한다.
개발도상국에 낮은 금리로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산업 발전과 경제 안정을 돕고 한국과 경제교류를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월 기준으로 국가 54곳의 사업 395개에 전체 15조9015억 원(승인 기준)이 지원됐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과 카를로스 도밍게스 필리핀 재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 청와대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을 통한 차관 공여계약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직전에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함께 참석했다.
은 행장은 서명식 이후 “필리핀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국책사업을 지원해 두 나라의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 추진될 필리핀 현지의 인프라사업에서 국내 회사들이 진출할 기반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신항만 건설사업은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지원하는 첫 항만 건설사업이다. 한국과 필리핀이 5월 두 나라의 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약정을 갱신해 필리핀 대상의 지원금액한도를 기존보다 2배 많은 10억 달러로 늘린 뒤 처음으로 체결된 차관 공여계약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와 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이 필리핀에 제공되면 항만 인프라도 늘어나 필리핀의 해상운송 여건이 좋아지고 현지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리핀은 섬 7천여 곳으로 이뤄진 나라로 물류운송 대부분을 해상에 의존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항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세부항은 필리핀 전체의 물동량 11%를 처리하는 주요 항만이지만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갈수록 늘어나는 물동량에 제대로 대처하기 힘든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를 감안해 필리핀 정부는 세부 신항만 건설사업을 국가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인프라사업 명단에 올려놓고 2017년 한국 정부에 대외경제협력기금을 통한 차관을 요청한 끝에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