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를 공격적으로 출하하기보다는 높은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일 "D램업황이 고점에 도달해 곧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해 중반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런 전망의 핵심적 근거는 수요 측면의 우려"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 및 서버시장 성장 둔화와 고객사들의 반도체 가격 부담, 중국 정부의 가격 협상 개입 등이 반도체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봤다.
D램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000년 이후 40%를 넘은 적이 없다는 점도 업황 악화 전망의 근거로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 D램 평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처음으로 40% 벽을 깨고 50% 이상으로 급등한 데 이어 올해는 6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과거 D램업황이 주기적으로 침체됐던 이유는 다수의 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공장을 증설해 출하량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주력업체가 줄어든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현재 글로벌 D램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개 업체가 95% 이상의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갖추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과거에 D램 가격이 오를 때 공급을 크게 늘리며 업황 악화를 이끈 일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전략을 쓸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최근 D램 수요 급증을 주도하고 있는 서버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가장 최근 D램업황이 둔화할 때도 삼성전자가 생산시설을 크게 늘리지 않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효과적으로 방어했기 때문에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D램 미세공정 발전으로 공장 증설에 들이는 비용이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점도 삼성전자가 이런 기조를 유지할 이유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D램사업에서 영업이익률을 반드시 50% 이상으로 유지하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펼 것"이라며 "공격적 증설로 공급과잉 가능성을 높일 공산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D램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약 63%에서 올해 70%, 내년 66% 수준으로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투자전략 변화로 전 세계 D램업황은 중장기적 호황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D램이 견인하는 삼성전자의 이익 성장은 낸드플래시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다른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남는 수준일 것"이라며 "꾸준한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소 2020년까지 연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연결기준 매출은 269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2%, 영업이익은 66조 원으로 2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