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전 총리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선언하기 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접촉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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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전 총리 |
이 발언으로 새누리당 내부에서 김 전 총리가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박심'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 인사 등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심을 받아 ‘소통령’이라고 불리는 김 실장이 6월 지방선거 후보 결정 과정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18일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김 실장은 법조계 선배이기에 이런저런 문제에 관해서 상의를 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결정한 배경을 파악하기 위한 의도에서 ‘최근 김 실장과 통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한데 대해 김 전 총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만 김 전 총리는 “대통령 선거 과정 이후에 박근혜 대통령과 일체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김 전 총리 측근들과 청와대는 서둘러 “서울시장 출마 문제를 상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 전 총리 캠프의 이성헌 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마치 서울시장 출마문제를 김기춘 비서실장과 상의한 것처럼 오해하거나 확대해석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지난해 독일을 6개월 동안 다녀와 11월 초에 안부차 전화를 드린 것”이라며 “두 분은 법조계 선후배로 평소 친분이 있는 관계여서 실장 취임 축하도 드리고 이런저런 덕담을 나눴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선거와 관련해 오해를 살만한 대화는 없었다”며 “ 김기춘 비서실장과 한차례 안부전화 통화를 ‘박심 논란’의 단초로 확대해석해 보도하는 것은 김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동기와 의지를 폄하하려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김 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김 전 총리와 지난 10월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실장의 비서실장 임명에 대한 축하인사를 한 것”이라며 “김 실장과 김 전 총리는 법조계 선후배이자 대학 선후배 관계”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전화통화에서 '김기춘 실장이 권유했다는데 진실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실장으로부터 그와 같은 권유를 받은 바 없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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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비서실장 |
민주당은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청와대가 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6월 지방선거를 사실상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과 ‘아름다운 경선’은 거짓말과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허 부대변인은 “김 전 총리께서 서울시장 경선에 청와대를 끌어들인 것은 ‘박심’을 팔아 서울시의 새누리당 당협위원장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는 ‘협박’이고 공정경선을 해치는 구태정치”라며 “청와대를 팔아 어찌어찌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천만 서울시민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뛰고 있는 정몽준 의원도 이날 대변인을 통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사실로 드러난 김황식 전 총리 지원에 대해 사과하고 거취를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의 후보 경선준비위원회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비서실장은 당내 경선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벌어진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지방선거 승리를 원하는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김 전 총리가 세간에 따돌던 청와대 개입설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2월 국무회의에서 선거 중립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할 시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밝힌 공무원의 선거 불개입 의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