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바이오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레드바이오(제약 및 백신), 그린바이오(농화학), 화이트바이오(에너지) 등 바이오사업 3개 주요 분야에 꾸준히 투자를 늘리는 한편 인수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사업을 향한 의지는 LG화학이 생명과학부문에 매출 대비 20%가 넘는 투자를 하고 있는 데에서도 확인된다.
LG화학 생명과학부문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311억 원, 영업이익은 206억 원을 거뒀는데 이 기간에 연구개발비만 280억 원을 투자했다. 매출의 21.4%에 이른다.
이런 투자는 성과를 낳고 있다. 대규모 자금 투입과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은 바이오시밀러부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는 생물의 세포, 단백질 등 생물학적 물질을 이용해 만든 생물의약품의 복제약을 뜻한다. 분자식을 이용해 같은 물질을 만들기만 하면 되는 일반적 복제약(generic)보다 연구 난이도가 높고 개발 비용도 많이 든다.
LG화학은 상반기 중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셉트'의 판매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3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유셉트'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데 엔브렐은 세계적 제약사인 암젠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엔브렐은 2017년 연간 판매 규모가 9조에 이른다.
LG화학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의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은 국내에서 셀트리온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세 번째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는 부가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하고 있다. 휴미라는 연간 매출이 20조 원 수준인,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다.
LG화학은 2018년 5월 기준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회사 가운데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만 유럽에서 판매 허가를 받아 2018년 10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이오사업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2017년 1월 LG생명과학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로 흡수합병했다. LG생명과학은 2002년에 LG화학의 생명과학부문이 분리돼 만들어진 회사인데 다시 LG화학으로 돌아간 것이다.
동부팜한농의 인수도 LG화학의 바이오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다. LG화학은 2016년 4월 동부팜한농을 인수한 뒤 팜한농으로 이름을 바꿔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팜한농은 작물보호제, 종자, 비료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인수될 당시 국내 작물 보호제시장 점유율 1위, 종자·비료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있는 회사였다.
LG화학은 팜한농을 인수 할 당시 사업목적에 농화학사업을 추가했다. 바이엘, 바스프 등 세계 일류 화확회사들은 농화학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수 당시 “세계적 화학기업들은 농화학사업을 미래 주력 사업으로 집중육성 하고 있다”며 “LG화학도 이번 동부팜한농 인수로 농화학사업에 진출해 선진형 종합 화학회사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