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협상을 벌여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새해부터 비상경영에 박차를 가하려고 했으나 그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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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권 사장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출근길에 현명한 선택을 부탁하는 편지를 직접 직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다시 노조와 협상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부결됐다고 6일 밝혔다.
전체 조합원 1만6천762명 가운데 93.26%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반대 66.47%, 찬성 33.16%의 결과가 나왔다.
조합원들이 임금인상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반대표를 대거 던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현장노동조직은 노조 집행부의 잠정합의안이 미흡하다며 부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기본급 대비 2%인 3만7천 원, 직무환경수당 1만 원 인상으로 임금을 모두 4만7천 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노조가 주장해온 13만2013원 인상에 비춰보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투표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선택은 조합원 여러분이 하는 것인 만큼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부결되면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6일 오전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조합원들의 선택으로 회사가 미래로 나가느냐 아니면 더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드느냐가 결정된다”며 “현명한 판단으로 2015년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권 사장은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우리에게 더 큰 부담으로 남게 되고 손해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라며 “최대한 빨리 회사를 정상화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그에 맞는 충분한 대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존경받는 사장, 박수 받고 떠날 수 있는 사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며 "조합원들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주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