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신흥국 증시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선진국 증시처럼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1일 “코스피지수는 신흥국가 증시 가운데 상대적 안정을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며 “한국은 3월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신흥국가의 통화 약세 압력에서 일정 부분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 대신증권이 21일 코스피 지수가 현재 흐름에서 한동안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가 증시는 최근 달러화 환율, 채권 금리, 석유 가격의 동반 상승으로 서로 엇갈리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과 일본 증시는 달러화와 비교한 자국 통화의 약세로 상장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가 증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자국통화 약세로 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변동에 취약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남북 정상회담 등의 호재에 힘입어 반면 신흥국가 증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의 부도 위험성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살펴봐도 한국은 최근 0.4%까지 떨어져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된 반면 다른 신흥국가들은 연중 고점을 계속 넘어서고 있다.
이 연구원은 “남북 고위급회담이 최근 취소돼 남한과 북한의 관계 개선에 균열이 생겼지만 남한과 북한, 북한과 미국의 협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 마찰로 본다”며 “다른 상황을 감안하면 원화 가치의 안정성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바라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제를 보장하고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선진국 증시처럼 강세를 보이기에는 국내 경기와 상장기업들의 실적 동력이 강하지 못하다”며 “오히려 국내 기초여건 환경은 코스피에 비우호적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국내 제조업과 고용 관련 지표가 부진한 편이고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3월 기준으로 11개월 연속 둔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기준선인 100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하반기에서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실적 상승을 이끄는 IT부문의 수출 증가폭이 줄어들거나 기업들이 하반기 실적에 비용을 반영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이익과 관련된 시장의 신뢰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