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TV, 라디오 등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2018년 소비 추세를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인기를 끄는 등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인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들의 덩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인 미디어 플랫폼인 아프리카TV는 2016년 매출이 800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95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180억 원, 2020년에는 1560억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1인 미디어의 창구인 ‘유튜브’의 성장세도 매섭다. 유튜브는 3월 미국 애플 앱장터에서 8년 만에 처음으로 누적 매출 1위에 올랐다. 유튜브의 누적 매출 순위는 전 세계에서 6위 수준이다.
유튜브는 최근 광고를 보지 않고도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등 서비스를 강화한 유료 서비스를 한국을 비롯한 5개국에 내놨다. 이에 따라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TV는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의 놀이터”라며 “아프리카TV는 방송자키(BJ)들이 플랫폼 안에서 창의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 환경의 변화’가 1인 미디어 시대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TV나 라디오를 보던 대중이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면서 1인 미디어가 급부상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쌍방향으로 소통한다는 점, 콘텐츠 제작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시청자의 취향과 취미를 1인 미디어가 충족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튜브에서 ‘대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1인 미디어 나동현씨는 ‘유튜브의 신’이라는 책을 퍼내면서 “그동안 수많은 개인은 취향과 취미를 호주머니 안에 넣어 두고만 있었다”며 “그러나 1인 미디어라는 커다란 흐름이 수많은 개인의 호주머니에 갇힌 취미를 세상 밖으로 불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동현씨는 한 해 동안 유튜브에서 게임방송을 통해 17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다. 나동현씨의 채널 구독자 수는 170만 명, 누적 조회 수는 1억 뷰를 가뿐히 넘어선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실 때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1인 미디어를 시청한다는 말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약 414만 명이던 1인 가구는 2016년 549만 명까지 성장했다. 실제로 별 다른 내용 없이 여러 음식을 차려놓고 맛있게 먹는 내용을 방송하는 ‘먹방’은 가장 인기 있는 1인 미디어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 1인 미디어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9월부터 경제, 경영 전문지식을 서비스하는 ‘프릭(freec)’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코딩 전문가가 직접 나와 코딩을 가르쳐주는 콘텐츠도 있다. 1인 미디어를 통해 전문화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대들에게 1인 미디어 창작자는 연예인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며 “그런 그들이 별풍선을 주면 내 이름을 불러주고 친근하게 말을 건내는 점도 1인 미디어에 빠지는 시청자가 늘어나는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