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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馬雲) 알리바바 CEO |
알리바바는 지난 16일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기업공개(IPO)로 150억 달러(약 16조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페이스북의 160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알리바바의 기업공개 규모가 15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경우 알리바바는 비자카드(2008년 197억 달러), 제너럴모터스(2010년 181억 달러), 에넬(1999년 174억 달러), 페이스북에 이어 역대 5위에 오르게 된다.
알리바바는 다음 달 주식공모신청서를 제출한 뒤 3분기쯤 기업공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알리바바가 기업공개에 성공하면 시가총액이 2천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지수 편입기업의 시총 순위 상위 40위권 안에 무난히 들어갈 수 있다.
또 알리바바가 상장하면 아마존을 누르고 세계 인터넷기업 순위 3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알리바바는 이베이와 아마존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거래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인터넷기업 순위는 1위 구글, 2위 페이스북이다.
알리바바의 CEO 마윈(49)은 홈페이지에서 공개성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뉴욕증시 상장을 택했다”며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윈은 2009년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 꼽혔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선정한 ‘2013 올해의 인물’로 뽑혀 ‘인터넷의 대부’라는 호칭을 얻었다. 포브스가 이달 발표한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마윈의 재산은 100억 달러 규모로 세계에서 122번째, 중국 내에서는 6번째다. 다가오는 기업공개로 마윈의 재산 순위가 얼마나 상승할지 주목된다.
마윈은 자수성가한 부자다.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대학교 초청 강연에서 성공요인으로 “돈이 없었고, 첨단기술을 몰랐고, 계획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돈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고심했고, 엔지니어와 협력했으며, 틀에 짜인 계획보다 끊임없이 변화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알리바바는 “중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세계 사업장과 소비자와 연결하겠다”는 단순한 미션으로 시작됐다. 1999년에 2000 달러로 출발한 알리바바 그룹은 창업 7년 만에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됐다. 지난해 매출 1조 위안(우리 돈 약175조 원)을 돌파했다. 중국 국민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고 전체 물품 배송의 70%가 알리바바에서 나오며 80%의 전자상거래가 알리바바를 거친다.
알리바바가 뉴욕에서 기업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마윈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윈의 지분율은 7.4%에 불과해 차등의결권(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처음에 증시 상장을 원했던 홍콩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뉴욕 증시 상장을 결심했다고 분석된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지분 36.7%를, 야후는 2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알리바바의 기업공개 발표 이후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6% 뛰었고, 야후의 주가도 4%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향후 알리바바의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야후는 알리바바의 지분 10%를 처분할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공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달 11일 중국 은행관리감독위원회는 민영은행 설립에 참여할 10대 기업 중 하나로 알리바바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자상거래를 넘어서 은행업까지 진출한 마원 CEO의 몸집 불리기가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