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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맞수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을 놓고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에서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OLED TV가 경쟁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OLED 전도사’로 불리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OLED TV 대중화 시대가 열린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박동건 “OLED TV, 아직 시기상조”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 ‘CES 2015’에 참석해 고객사인 일본 소니의 매장을 둘러봤다.
박 사장은 “소니의 이번 TV 신제품 화질은 괜찮은 편”이라며 “소니가 확실히 TV를 잘 만든다”고 호평했다.
소니는 이번 행사에서 총 11종의 LCD TV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75인치 UHD(초고화질) TV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했다.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화질이 이 정도로 좋은데 왜 굳이 비싼 OLED TV를 사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이 발언은 OLED 패널에 집중하고 있는 경쟁사 LG디스플레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한 TV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아직 OLED TV 시장에 진출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미래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개발사업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OLED TV 출시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크기의 LCD UHD TV와 OLED UHD TV 중 소비자들이 어느 제품을 사겠느냐”며 “OLED TV 출시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고객수요가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한상범 “시장은 결국 OLED를 선택할 것”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CES에서 올해를 OLED TV 대중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 사장은 CES 개막 전날인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4년이 OLED TV 개화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기”라며 “OLED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SUHD TV’를 어떻게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S가 무엇을 뜻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SUHD TV는 ‘퀀텀닷(양자점)’과 삼성전자의 앞선 화질기술이 적용된 TV다. 기존 LCD 패널을 기반으로 하지만 색 재현율 등이 OLED 만큼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기존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품이라며 최고 제품에만 부여하는 ‘S’를 붙였다.
한 사장은 경쟁사들이 앞 다퉈 퀀텀닷 TV를 내놓는 데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한 사장은 “퀀텀닷도 결국 LCD의 일종으로 OLED와 태생부터 다르다”며 “백라이트가 필요하다는 LCD의 한계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궁극적으로 OLED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OLED TV가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왜 OLED TV와 LCD TV 가격을 비교하는지 모르겠다”며 “OLED TV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노리는 하이엔드 시장의 경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OLED TV의 수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