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금융지주사 제이트러스트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저축은행에 이어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한다.
제이트러스트는 장기적으로 산하 저축은행들을 합병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 영업지역을 확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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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사와 노부요시 제이트러스트 회장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작업을 거의 마치고 금융위원회에 인수승인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제이트러스트는 지난 11월 아주캐피탈 인수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졌다.
그뒤 매각을 주간하는 아주산업에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제이트러스트는 현재 금융위의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저축은행 인수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는 14일 열리는 올해 첫 정례회의에 제이트러스트의 SC저축은행과 아주저축은행 인수 안건을 모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트러스트가 두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기존의 친애저축은행까지 합쳐 모두 3개의 저축은행을 보유하게 된다. 제이트러스트는 2012년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친애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제이트러스트는 저축은행 3개를 합병할 경우 총자산 2조3180억 원으로 국내 저축은행업계 2위에 오른다. 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총자산 1조2751억 원이다. SC저축은행과 아주저축은행은 총자산이 각각 3437억 원과 6992억 원이다.
저축은행은 올해부터 출장소나 여신전문출장소를 열 때 지역당 의무증자액(특별시 120억 원, 광역시 80억 원, 기타 40억 원)의 5%와 1%를 금융당국에 낸다. 기존에는 50%와 12.5%를 내야 했다.
저축은행들은 규제완화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저축은행은 개인고객을 상대로 한 소액신용대출이 주력사업이라 영업망이 넓을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다른 저축은행과 합병해 앞으로 영업망을 늘리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4개를 통합하면서 총자산 3조9277억 원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현재 경남권을 제외한 전국에 영업점 20개를 보유했다.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웰컴크레디트라인대부 등도 계열사인 저축은행들을 합병했다.
제이트러스트는 세 저축은행을 합병하면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 영업점 25개를 보유하게 된다. 친애저축은행 영업점이 없던 경기도에 SC저축은행과 아주저축은행의 영업망을 통해 새로 진출할 기회도 생긴다.
제이트러스트는 정부가 대부업 규제를 강화하자 주력사업을 저축은행으로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대출 최고금리를 인하하고 중개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다. 그뒤 제이트러스트는 저축은행과 캐피탈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이트러스트는 저축은행 규모를 키워 영업망을 전국으로 늘릴 기회를 잡았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부업을 대신해 저축은행과 캐피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