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지속적 문제 제기와 관련해 "그들(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투자펀드들)이 사업을 하는 방식"이라며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특정 매체와 정식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드문 일이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생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잇달아 내놓은 주주 친화정책을 놓고 “지금 막 시작한 단계”라며 “지금까지 발표한 주주 친화정책이 전부는 아니다”고 말해 또 다른 정책이 준비 중임을 내비쳤다
외부의 합리적 제안은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겠다는 뜻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주의 깊게 경청하고 회사와 다른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이 있다면 일부를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장 좋은 주주 친화정책은 이익을 내고 배당을 늘려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이사진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높이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그룹 총수에 의해 전략적 결정이 이뤄지던 관행에서 벗어나 계열사별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외국인과 여성 이사진을 늘리라는 제안을 놓고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뒤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끌게 될 현대모비스의 미래 청사진도 소개했다. 단순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미래차 기술 전문회사로 거듭나도록 해 독일 로버트 보쉬에 버금가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기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인공지능 등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3~4개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정 부회장은 이 매체에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인터뷰 도중에 현대모비스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하며 “지금은 거위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