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조선부문 부진에 발목잡혀 영업이익 전망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이 정부 정책에 수혜를 봐 조선부문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유통회사인 FN가이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5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한진중공업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63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1년 사이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65% 넘게 줄었다.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분기 별로 수주잔량 및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6개월 전 1천억 원 대, 3개월 전 600억 원 대, 현재 557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조선부문의 업황 악화에 따른 일감 부족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부문 수주잔량이 2009년이나 2010년까지만 해도 5백만~6백만G/T(총 톤수)에 이르렀지만 2011년부터 수주잔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말 수주잔량이 159만G/T에 불과하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조선부문에서 계속 적자를 봐 7년 동안 모두 944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의 조선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지만 이익 기여도는 없다"며 "주택사업과 부동산 재개발 등 건설사업은 비교적 순항하고 있지만 조선사업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선부문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조선산업 발전 전략’과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내놓으면서 군함 등 특수선과 컨테이너선, 벌크선을 대규모로 발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에서 벌크선 등 상선과 군함 등 특수선을 건조하고 있는데 군함 건조 면허를 갖춘 사업자는 드물다.
한진중공업은 중대형 함정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군함 등 대규모 특수선을 사실상 전담해 수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진중공업에 중대형 함정 발주가 쏠릴 수 있다.
정부가 국적선사를 통해 발주할 예정인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한진중공업의 주력선종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소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중공업은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발주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현대상선이 여러 조선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나눠서 주문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한진중공업이 이 배를 수주할 수도 있다.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상선을 주로 건조하는 조선소인데 2만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선박을 19척 건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해마다 10척 이상씩 2019년까지 군함과 함정 등 특수선을 모두 5조3249억 원 규모로 발주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중소 해운회사에 벌크선 140척, 국적 해운회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포함해 컨테이너선 60척의 발주를 지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