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계속 뒷걸음질하는 실적을 어떻게 회복할까?
LIG넥스원 실적은 2년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최근 수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은 LIG넥스원 성장 전망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9일 LIG넥스원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6곳 가운데 3곳이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한 곳은 이전 목표주가인 10만 원보다 5만2천 원 줄어든 4만8천 원의 목표주가를 새로 제시했다.
LIG넥스원은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 3759억 원, 영업이익 85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8% 줄었다.
LIG넥스원은 성장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를 계속 받아왔다. LIG넥스원은 2017년에만 두 번이나 영업상황 변동 등을 이유로 실적 추정치를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2017년 국방예산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를 기준으로 한 매출 점유율이 뒷걸음질치면서 실적도 줄었다. LIG넥스원은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국내 방산사업 동향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방위력 개선비 대비 LIG넥스원 매출 점유율은 2015년 15%에서 2016년 13.5%, 2017년 11.4%로 감소했다. 매출 역시 2015년 1조9037억 원에서 2016년 1조8607억 원, 2017년 1조7613억 원으로 줄었다.
미래 성장성을 보여주는 수주잔고도 아홉 분기 연속 줄었다. LIG넥스원 수주잔액은 2015년 5조7천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 1분기 3조4856억 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LIG넥스원은 국내 방산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의 양산이 지연되고 있는가 하면 방위사업청에서 장거리 레이더사업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최근 군 정찰위성 확보사업(4·25사업)도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넘겨줬다. 1월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방위사업청에서 요구하는 성능요건에 미달해 계약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LIG넥스원은 해외사업 확대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LIG넥스원 수출 비중은 6%대에 머물러 있다가 2018년 1분기 18.8%까지 높아졌다.
해외 매출도 꾸준히 늘었다. 2016년 1141억 원에서 2017년 말 2128억 원으로 증가했고 2018년 1분기에는 2017년 1분기보다 91.5% 늘어난 706억 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냈다.
LIG넥스원 해외 매출 증가세를 반영해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증권사들도 나온다.
▲ LIG넥스원이 개발한 보병용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평가회사들이 줄어들고 있는 LIG넥스원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적 회복 전망에 근거해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장거리 레이더사업 중단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지 않으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LIG넥스원은 정밀타격부문 유도무기 양산이 주력 사업이다. 정밀유도무기(PGM)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4.8%에 이른다.
미사일의 특성상 실제 전시상황이 아니라면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날 이유가 없어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중동이나 아시아를 중심으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와 현궁, 전술함대지유도탄, 대포병탐지레이더-II, 국지방공레이더 등의 무기양산을 본격화하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LIG넥스원은 내다봤다.
LIG넥스원은 2017년부터 중동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개최된 방위산업회나 에어쇼에 참석해 수출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5~6% 수준에 그치던 LIG넥스원 수출비중이 18%까지 높아진 것은 해외시장에서 판매량을 상당수 늘렸다는 뜻”이라며 “LIG넥스원이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