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레드TV 개발과 생산을 중단하고 QLEDTV 등 LCD 기반 제품에 집중한 것이 삼성 미래전략실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외국언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2일 관계자를 인용해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시장 가능성이 불확실한 올레드TV보다 수익성이 높은 LCDTV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삼성전자에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가 2012년 공개한 올레드 TV. |
삼성전자가 2012년 경쟁사보다 몇 년 앞서 올레드TV를 상용화해 판매했지만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 미래전략실의 지시로 2015년부터 사업을 접었다는 것이다.
미래전략실은 지난해 2월 해체되기 전까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전반의 사업전략 수립과 인사, 법무, 대관 업무 등을 총괄했다.
삼성전자의 올레드TV사업 중단 결정은 미래전략실이 계열사들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례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QLEDTV를 주력으로 앞세운 전략은 값비싼 실수"라며 "프리미엄시장에서 올레드TV가 완전한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올레드TV사업을 중단한 뒤 LCDTV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퀀텀닷 등 화질 개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을 QLEDTV로 브랜드화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LG전자와 소니가 화질이 우수한 올레드TV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삼성전자가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QLEDTV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올레드TV와 경쟁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시장조사기관 IHS 자료에 따르면 2015년 54.7%에 이르던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시장 점유율은 LG전자와 소니의 올레드TV 등장 이후 크게 떨어져 지난해 18.5%에 그쳤다.
삼성전자로서는 상용화 수준의 올레드TV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사업을 중단한 데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뒤늦게 올레드TV 출시를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2020년부터 퀀텀닷과 올레드TV 기술을 모두 결합한 퀀텀닷올레드TV를 출시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TV사업 전략을 지시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올레드TV사업 지속여부와 관련한 결정은 사업부 단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레드TV를 출시하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올레드패널의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며 "대형 패널에 더 적합한 퀀텀닷과 마이크로LED 기술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