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4-30 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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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협력 테마로 묶인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놓은 판문점 선언에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송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장기업 9곳, 코스닥 상장기업 8곳의 주가가 상한가를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 토목, 철도, 가스, 전기 등 인프라와 관련된 종목들로 확인됐다.
대아티아이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 직전거래일보다 30% 오른 5070원으로 상한가를 치면서 곧바로 거래를 마감했다. 대아티아이는 철도 신호제어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부산산업 주가도 30% 오른 6만5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부산산업은 레미콘을 생산하고 철도 건설에 필요한 콘크리트 침목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철도차량을 만드는 현대로템 주가는 29.93% 상승한 2만6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철도차량을 보수하는 에코마이스터 주가는 29.88%, 알루미늄코일과 철도차량을 생산하는 대호에이엘 주가는 29.85%, 역무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푸른기술 주가는 29.81% 올랐다.
가스관에 연관된 대동스틸(30%), 하이스틸(29.87%), 동양철관(29.9%) 주가도 이날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건설·토목업종 가운데 현대건설 우선주(30%), 한라(29.87%), 동아지질(29.72%)도 상한가를 쳤다.
그밖에 철도 테마로 엮인 기업들 가운데 도화엔지니어링(25.3%), 리노스(23.31%), 다원시스(16.91%) 등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건설토목기업들의 주가 상승폭도 현대건설(25.4%), 남광토건(13.05%), 남화토건(10.97%), 이화공영(10.05%), 일신석재(9.8%), 삼부토건(6.74%) 등으로 나타났다.
전기회사들의 주가 상승폭도 세명전기(28.8%), 제룡전기(15.15%), 광명전기(13.03%), 이화전기(10.05%), 보성파워텍(8.32%), 제룡산업(6.75%), 대양전기공업(4.26%) 등으로 컸다. 이 기업들은 남한에서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개성공단의 생산 재개가 예상되면서 이곳에 공장을 뒀던 의류회사 신원 주가는 10.55%, 좋은사람들 주가는 6.27% 올랐다. 악세사리 생산회사인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7.75%, IT부품을 만드는 재영솔루텍 주가는 3.84% 올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6일 함께 내놓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한과 북한이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일차적으로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07년 10월4일에 나온 10.4 선언에는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 개성공단을 1단계 완공한 뒤 2단계 개발에 착수,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 이용,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 건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부총리급 격상 등의 의제들이 담겼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판문점 선언은 10.4 선언에 들어간 경제협력 합의를 계승하는 것을 포함해 철도, 도로, 건설 등의 계획이 확대되는 등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과 연관돼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이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한동안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한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로 한미 정상회담, 북미정 상회담, 남한 북한 미국 중국 정상회담을 거쳐 대북 제재의 해제와 비핵화, 종전 현실화 등이 결정될 것”이라며 “그전까지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된 업종 주가는 실적이 아닌 테마 위주로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주가 변동성의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