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업체가 올레드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LCD업황 악화 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LCD산업 시장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라며 "LCD사업에서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디스플레이업체에 최대 과제"라고 분석했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최 연구원은 2019년부터 상황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LCD산업에서 대규모 공급 과잉이 현실화하고 중국 패널업체들의 재고가 늘어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됐던 올레드패널의 수요 증가 속도는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 연구원은 "올레드패널이 LCD시장에 완전히 침투하는 것은 무리"라며 "가격 격차가 크고 기술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분야도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대만 패널업체인 AUO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형 LCD패널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최근 이어진 업황 악화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AUO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한국업체들보다 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며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우수한 생존 전략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AUO가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올레드패널에 신규 투자를 벌어지 않고 있어 LCD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가격 하락 영향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에 신규 시설투자를 사실상 중단하고 올레드패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LCD 생산라인을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쪽으로 전환할 여력이 부족하다.
AU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최근 LCD패널 가격 하락이 TV분야에 집중되고 있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와 상업용 제품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며 "의료기기와 사물인터넷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주목해 매출 비중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에 선제적 투자를 벌였고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중심의 사업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LCD사업에서 위기 관리 능력이 비교적 떨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