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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시선 몰려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4-25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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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삼성을 겨냥해 지배구조 개편의 압력을 높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할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시선 몰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이런 시나리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최대한 올라줘야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금융당국이 최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자발적 매각을 매각하라는 압력의 강도와 수위를 높이면서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금융개선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하는 문제는 법률이 개정되면 강제적으로 하게 되는데 회사가 그전에 방안을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보험업법 개정 이전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자발적으로 매각해 달라는 공개적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사는 총자산의 일정비율 이상을 동일한 대상에 투자하지 못한다. 한 곳에 과도하게 투자하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고객 돈으로 그룹 계열사를 지원하지 못하게 차단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보험도 보험업법 106조를 통해 단일계열사 주식 보유액이 총자산의 3%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를 제외한 금융사는 지분보유 한도비율을 계산할 때 시가로 평가하지만 보험사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취득원가로 평가한다.

보험사의 보유주식을 시가평가로 전환하면 현재 삼성생명만이 법을 어기게 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의 1대주주로 지분 8.23%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 2대주주인 삼성물산의 보유지분 4.63%의 2배에 이른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지분은 시가로는 27조 원에 육박하지만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가치를 취득원가로 반영해 596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그동안 현 보험업법이 ‘삼성특혜법’이라고 주장해왔다. 현 정부들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사임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역시 보험업법 개정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삼성생명 전체 자산은 283조 원이기에 평가기준이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면 삼성생명은 전체 자산의 3%를 초과하는 18조 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다면 삼성물산이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나눠 받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게 되면 상호출자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고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 등이 지분 37.2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18조 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할 자금여력이 사실상 없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팔고 삼성물산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다시 판다면 이론상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대주주는 삼성전자로 31.49%를 들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시선 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현재 32조 원 수준이기에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는 14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삼성SDS 지분 등도 매각하고 최근 추진하고 있는 서초사옥과 한화종합화학 지분 20.05% 매각 등도 성사된다면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떠안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런 시나리오의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오를수록 삼성물산은 추가 자금마련의 부담이 줄어들고 반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내릴수록 삼성물산의 추가적 부담은 커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최대한 올라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활용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지분 75%가량을 들고 있다. 유통 중인 주식이 전체 주식의 25%에 불과하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코스피200지수 편입에 따른 펀드자금을 제외하면 실제 유통되는 주식은 많지 않다.

이처럼 유통 주식량이 많지 않기에 주가 부양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최근 바이오주 거품론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고평가 논란은 주가 부양에 악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최근 고평가 논란에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60만 원까지 올랐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으로 47만8500원을 보이며 12%가량 떨어졌다.

이에 더해 1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 131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 순손실 572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80.2%가 줄어든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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