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BMW 등 유럽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
20일 전자전문매체 씨넷, 엔가젯 등 외신을 종합하면 폴크스바겐이 미국 자회사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EA)를 통해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전기차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충전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대중화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손잡고 2019년 6월까지 34개 주의 100개 매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한다.
또 앞으로 10년 동안 약 20억 달러(한화 2조1322억 원)를 들여 17곳 미국 대도시 및 39곳 고속도로에 2천개가 넘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연간 3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판매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2017년 판매량 10만여 대에 비하면 목표치를 다소 공격적으로 잡은 셈이다.
이를 위해 폴크스바겐은 2022년까지 250억 달러(26조6천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공장을 현재 3곳에서 16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 미국, 중국에 들어설 공장 가운데 9곳은 2020년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폴크스바겐이 ‘디젤 게이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전기차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BMW그룹은 올해 전기차 판매를 14만 대로 늘릴 계획을 세웠고, 2019년까지 전기차 누적 판매를 50만 대까지 올리기로 했다.
또 독일 다임러그룹은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를 통해 2020년까지 모든 자동차 라인업에 전기차 모델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폴크스바겐, BMW 등 유럽 완성차회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대폭 늘릴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폴크스바겐, BMW 등 주로 유럽 완성차회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BMW, 독일 다임러그룹 등을 이미 고객사로 확보했고 최근 폴크스바겐의 배터리 공급회사로 선정돼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올해 유럽에서 연간 15만 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LG화학과 삼성SDI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생산 규모 및 기술력 방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폴크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회사들의 전기차사업 확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