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4일 미국 뉴욕본부에서 러시아가 내놓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침략’을 규탄하고 추가 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고 로이터 및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현지시각으로 14일 러시아가 내놓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침략’을 규탄하고 추가 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고 로이터 및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유엔안보리 회의 모습.<뉴시스> |
안보리에 상정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이사국 15개 가운데 9개 나라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하지만 이 결의안에는 러시아와 중국, 볼리비아 등 3개 나라만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스웨덴, 네덜란드, 폴란드, 쿠웨이트, 코트디부아르 등 8개 나라는 반대표를 던졌고 페루와 카자흐스탄, 에티오피아, 적도기니 등 4개국은 기권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14일 새벽 4시쯤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국제법상 금지돼있는 화학무기를 시리아 반군을 향해 사용해 시리아 시민 7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독재자인 아사드의 화학무기와 관련한 목표에 정밀타격을 명령했다”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범죄행위로 보복공격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 공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시리아 공습은 세계 어디서든 화학무기 사용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고”라며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억제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프랑스가 지난해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은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시리아 정권의 책임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 마크롱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이 끝난 뒤 군사적 대응의 공조를 재확인했다.
백안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메이 총리, 마크롱 대통령과 시리아 공습 작전과 관련해 논의했다”며 “3명의 정상 모두 이번 공습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억제하는데 필수적이라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는 “세계 최대 화학무기 보유국인 미국이 다른 나라를 비난할 권리는 없다”며 “이번 공격의 모든 책임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유엔 안보리를 거치지 않고 내려진 일방적 군사행동은 모두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국제법 원칙 및 기본 규정을 어기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란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증거도 없이 군사공격을 감행했다”며 “명백한 국제규범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