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현대상선의 제안요청서를 받은 조선사들이 수주 기대에 부풀어 있다.
12일 한국 조선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상선은 2만TEU 이상급 12척과 1만4천TEU급 8척 등 컨테이너선 20척을 새로 발주하기로 결정하고 조선3사와 한진중공업에 제안요청서를 보냈다.
▲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
현대미포조선은 주로 중형선박을 건조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지 않고 현대삼호중공업은 같은 그룹사인 현대중공업 때문에 제외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감은 고루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새로 건조하는 배를 2020년부터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 데 2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이 빠듯하다. 현대상선은 여러 조선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나눠서 발주함으로써 인도 지연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쪽 사정도 분산 수주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조선3사와 한진중공업의 도크는 일감을 이미 1년6개월치 이상 확보해두고 있어 한 조선사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여 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만한 여력은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도일정 등을 고려한다면 현대상선이 한 조선사에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은 낮다”며 “2만TEU 이상급 컨테이너선을 여러 조선사가 나눠서 수주하고 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은 한 조선사가 몰아서 건조하는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상선이 발주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물량은 기존 컨테이너선보다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2020년 1월1일부터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에 대비해 새 컨테이너선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적용하거나 LNG추진방식의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는데 이렇게 되면 선가가 올라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가격이 반복 건조 효과를 봐야 이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낮게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높은 사양을 갖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한다면 선가를 올릴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9월 MSC로부터 2만2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척당 1억4700만 달러 정도에 수주했다.
현대상선의 방침처럼 LNG추진선으로 건조됐다면 척당 선가는 1억7400만 달러로 올라갔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선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3사와 한진중공업이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척당 1억7천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 수주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