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관대표회의는 9일 114명의 판사가 모인 가운데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했다.
▲ 최기상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해 2월 법원행정처가 판사의 성향에 따라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뒤 진상규명을 위해 힘써온 판사들의 모임이다.
이날 회의에서 의장에 선출된 최기상 부장판사와 부의장에 선출된 최한돈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28기)는 법관대표회의 규칙에 따라 다음해 정기인사때까지 의장단 업무를 맡는다.
최기상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공론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한돈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당시 사표를 제출하면서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의 감시 역할을 맡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우리 법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법원 가족들에게 참담한 심정을 겪게 했고 국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스스로 힘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동시에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희망을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전국 법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법관대표회의가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며 “사법행정의 실질적 동반자가 돼 일선 법관들과 국민들 시각에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