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여력’에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연구라는 장기전에서 승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금 ‘2018 전문연구요원 공개모집’이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AI)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연구분야는 컴퓨터 기술, 게임 인공지능, 검색기술, 자연어분석, 지식기반 생성과 정보추출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채용을 시작했는데 마감 일정은 따로 없어 대대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인공지능 태스크포스(TF)를 처음 꾸린 뒤 인공지능랩을 거쳐 현재 인공지능(AI)센터와 자연어처리센터(NLP) 두 조직을 두고 있다. 2월 기준 두 조직의 인력 규모가 100여 명에 이른다.
당분간 게임회사들이 인공지능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게임이 게임회사의 경쟁력을 가를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이 이용자와 놀아주는 개념의 게임을 개발하면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공지능 등 기술에 투자할 여력의 차이가 게임업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게임회사들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며 “게임은 소프트웨어산업인 만큼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 다른 분야보다 훨씬 큰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게임회사들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에 나서고 있다.
넷마블은 3월 약 20년 동안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연구한 이준영 박사를 AI센터장에 앉혔다.
넥슨은 1월 채용에 인공지능 연구개발 조직 ‘인텔리전스랩스’부문을 처음으로 포함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머신러닝,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지난해 12월 꾸려졌다. 현재 인원은 모두 100여 명으로 올해 말까지 인원을 3배가량 늘릴 계획을 세웠다.
반면 중소 게임회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에서 승부를 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인공지능에 투자하기에는 ‘시간과 규모’ 면에서 밀리지만 블록체인은 단기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비교적 장기적 승부처로 꼽힌다.
액토즈소프트는 최근 블록체인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이사는 2일 “제4차산업혁명 혁신이라 할 수 있는 블록체인사업에 액토즈소프트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며 “다만 가상화폐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액토즈소프트는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신생회사에 투자를 포함한 초기 투자금액으로 20억~30억 원 정도를 잡았다. 기술개발팀의 규모는 5명 정도다.
중소 게임회사 한빛소프트도 3월 가상화폐 ‘브릴라이트코인(BRC)’을 홍콩법인을 통해 공개하고 블록체인 플랫폼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와이디온라인, 넵튠, 두나무 등 중소게임회사들도 잇달아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