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른 시일에 공식적으로 경영 복귀를 알리며 지배구조 개선 계획도 내놓을 가능성이 나온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임박했다"며 "재계의 활발한 지배구조 개편 노력이 이어지며 삼성그룹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롯데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최근 정부 권고에 맞춰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변화에 적극 나서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대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편 시한을 3월 말로 제시했던 만큼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더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른 시일에 계열사들 사이 순환출자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금산분리를 위한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노력은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과 맞물리며 더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3월22일 유럽으로 출국해 전 세계에서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항소심 석방 뒤 처음으로 공식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4월 초 해외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부회장이 외국기업과 협력 등 출장 성과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경영 복귀를 알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에 가장 중요한 전제는 정경유착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과거 삼성그룹이 안고 있던 단점을 확실하게 바꿔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는 동시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직접 제시하며 본격적으로 '
이재용 시대'를 열기 위한 변화를 약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분명한 개혁 의지를 보이는 만큼 시간을 끌기보다 지배구조 개편 관련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그룹 차원의 문제를 책임지던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 뒤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 등을 총괄할 만한 주체가 뚜렷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지배구조 개편을 지휘하고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변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경영 능력을 증명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주들에도 이익이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도 응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게이트 사태로 구속수감되기 전부터 삼성그룹의 변화 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귀국 일정과 경영 복귀 가능성 등은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며 "순환출자 해소는 기존에 밝힌 수준에서 실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