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3-27 17: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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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가 주유소를 활용해 ‘공유인프라’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공유인프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사회공헌과 관련해 강조하고 있는 개념이다.
SK에너지는 27일 보유하고 있는 전국 주유소 3600여 곳을 택배 집하 등 물류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 울산에 있는 SK에너지 주유소.
SK에너지는 21일 CJ대한통운과 주유소에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사업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의 협약이 구체화되면 택배가 필요한 기업이나 일반 고객은 지금까지와 달리 택배시설에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회사에 접수한 뒤 길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
협력관계를 맺은 중간 배송 전문업체에 택배 접수를 하면 1시간 이내에 기사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한 뒤 주유소에 보관한다. 택배회사는 정해진 시간에 주유소를 방문해 택배 수거하고 배송을 시작한다.
SK에너지 주유소는 각 거점에 촘촘히 박혀있어 택배의 집하 및 배송시간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는 주유소 기반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고객과 물류회사, 주유소 모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유인프라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SK그룹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다. 기업의 자산을 외부에 개방하거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SK그룹 CEO 세미나에서 “그동안 SK그룹이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인프라로 활용하는 성장전략을 만들어야 근본적 변화(딥 체인지)가 가능하다”며 각 계열사에게 자산공유를 통한 성장전략을 수립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부터 자회사 SK에너지 주유소의 모든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 행사를 진행했다.
약 40일 동안 응모가 진행된 상상 프로젝트에는 사업모델 부문에서 300건, 아이디어 부문에서 680건 등 모두 98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를 공유인프라로 활용해 근본적 변화(딥체인지)를 가속화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유소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