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이 포스코 최초로 연임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안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사내이사에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등을 앉히고 사외이사에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선임했다.
계열사에서는 박기홍 전 포스코 사장이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하대룡 포스코 상무가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권오준 연임 2기체제 인사를 마무리했다.
권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연임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박기홍 사장과 하 사장, 김성진 전 장관은 참여정부 당시 활동한 인사들인 만큼 권 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발맞추기 위한 인사를 통해 연임 2기체제 안정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권 회장의 연임 2년차를 맞아 CEO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더 내실있게 운영하며 미래 회장을 길러내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안착하는 일은 권 회장 개인적으로도, 포스코 역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권 회장은 임기 내내 정치적 외풍으로 중도하차설에 시달렸다.
권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뒤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고 하청회사 외주비도 1천억 원 더 늘리는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췄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경제인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점과 맞물려 중도하차설은 계속 불거졌다.
권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포스코가 이명박 정부에서 정부 입김에 따라 해외 자원 개발사업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게 아니냐며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공세를 받기도 했다.
포스코 인사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권 회장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아직은 멀다.
오인환 사장이 2017년 철강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에 선임되면서 포스코 경영 후계자 검증의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데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낼 것인지 여부가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는 2017년 권 회장이 처음으로 만든 직책이자 포스코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자리다. 오 시장이 성과를 내고 후계자로 자리를 잡는다면 포스코는 인사 독립성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 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로서 포스코 2인자에 올라 이런저런 관측이 나오지만 다음 회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CEO후보추천위원회나 이사회 등에서 정해질 것이고 아직까지 구체화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CEO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은 부장급 이상 임직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안착도 중요하다.
권 회장은 인사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CEO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당장 다음 회장을 뽑을 때 이 프로그램이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후보군을 광범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는 외풍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게 된다.[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