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이 보톡스 ‘보툴렉스’를 미국이 아닌 해외에 진출하는 데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손지훈 대표이사는 보툴렉스의 미국 진출이 예상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만회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최근 미국의 임상시험위탁업체로부터 보툴렉스의 임상3상 환자 수가 부족해 판매를 허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받았다.
휴젤은 추가 임상3상을 진행해 허가 조건을 충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되면 당초 올해 임상3상을 끝내고 내년에 판매를 허가받겠다는 계획은 2년 이상 미뤄지게 된다.
손 대표는 글로벌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됐는데 능력을 보여줄 기회였던 미국 진출이 미뤄진 것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휴젤은 손 대표의 선임 당시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사업부를 두루 거친 경영자”라며 “향후 적극적 글로벌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말했다.
손 대표는 휴젤의 판매허가가 2021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다른 지역으로 보툴렉스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휴젤은 현재 전 세계 26개 국가에서 보툴렉스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보툴렉스 수출액은 1164억 원이었다. 전년보다 72.4% 급증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 브라질을 중심으로 보툴렉스의 신규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휴젤이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견고한 보툴렉스 신규 수주를 기반으로 올해와 내년에 각각 51%와 4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젤은 보툴렉스의 중국 임상3상에도 힘 쏟고 있다.
휴젤은 2016년부터 중국에서 보툴렉스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2019년 2분기까지 중국에서 판매를 허가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대표는 앞으로도 보툴렉스의 해외 판매처 확대에 힘쓰는 동시에 판매를 허가받는 시기를 앞당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다른 지역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며 2년 뒤 미국 보톡스시장에 안착한다면 휴젤의 성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톡스시장은 한해 2조 원에 이를 정도로 크고 미용 수요의 증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인캐피탈이 휴젤을 인수한 뒤 임상기준도 글로벌 기준에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상 데이터의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지 임상 자체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1964년 태어나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의 미국 본사에서 근무했으며 동아제약의 글로벌사업부 전무를 거쳐 2016년부터 동화약품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8년 1월2일 휴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