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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대규모 집행임원 인사를 실시한다.
윤 회장은 KB금융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전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LIG손해보험 인수에 탄력을 얻었다. 윤 회장은 임원인사를 통해 금융위원회에 KB금융사태에 대한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매듭지으려고 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15일 윤 회장과 만나 논의한 끝에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와 상관없이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도 정기주총에서 모두 퇴진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윤종규 회장과 만나 KB금융이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으려면 눈에 띄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며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들이 뽑히는 데 맞춰 모두 사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사외이사들이 모두 사퇴하기로 결정했는데도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놓고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KB금융의 지배구조가 안정되어야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며 “사외이사가 모두 사퇴했다고 해서 지배구조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종규 회장은 KB금융과 국민은행 집행임원급 인사를 통해 지배구조가 안정됐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인사는 금융위원회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안건을 정례회의에 상정하는 이달 24일 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부행장 7명 가운데 올해 임기가 끝나는 사람은 홍완기 부행장뿐이다. 다른 부행장들은 2015년 7월과 8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부행장들은 모두 남은 임기와 관계없이 인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KB금융사태의 책임을 지고 박지우 국민은행 수석부행장과 윤웅원 KB금융 부사장의 퇴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행장과 윤 부사장은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 및 관련 감사보고서 채택거부 문제로 경징계를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문제를 놓고 금융위가 승인을 해줄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진을 대폭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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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장 |
하지만 일각에서 금융위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볼모로 KB금융 인사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는 이미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안건을 놓고 KB금융에 많은 부담을 지웠다”며 “사외이사들의 사퇴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과 맞았으나 집행임원 교체는 철저히 KB금융 내부의 일”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이 조직 안정화에만 신경을 쓰다가 인적 쇄신의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경우 임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곧바로 인사를 진행해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은 것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취임 초기에 바로 조직을 정비하고 인사를 쇄신했다면 지금처럼 LIG손해보험 인수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부인사 출신 첫 KB금융 회장으로 조직 안정화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