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과 롯데건설이 서울시 동작구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경쟁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재개발사업을 담당할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16일 현장설명회를 연다.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90번지 일대 9만4641.2㎡ 규모의 부지에 있는 주택들을 재개발해 지하 7층~지상 최고 25층, 21개 동, 1536세대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조합은 일반경쟁 방식으로 입찰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일반경쟁 방식으로 입찰을 추진하면 최소 2개 이상의 건설사가 응찰해야 입찰이 성사된다.
조합은 건설사들의 공동도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찰공고에 명시했다.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면 경쟁 완화로 사업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해 조합이 배부한 입찰안내서를 받은 건설사들만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는 입찰접수가 마감되는 4월30일 오전 11시까지 입찰보증금 100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흑석9구역이 흑석동 뉴타운 사업장 중심부에 있는 데다 공사예정비가 3700억 원이 넘는 사업이라 대형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은 각각 흑석3구역과 흑석8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는데 이 지역들과 인접한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까지 따내면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수년 전부터 물밑 경쟁을 벌였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부터 흑석9구역 관련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1월 말에 흑석9구역 재개발단지에 최첨단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2월 말에는 조합원 623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세 가지 롯데의 약속’을 제시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최고의 사업조건 △신속한 사업추진 △최저 부담금 등을 제시했다.
▲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
롯데건설 임직원들은 지난해부터 흑석9구역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흑석동 일대의 건물 주변과 거리를 청소하는 등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다소 조용한 행보를 보인다. 하지만 한강을 기준으로 흑석9구역보다 더 안쪽에 있는 흑석8구역 재개발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관계자는 “2017년에 클린수주 선언을 한 뒤 과도한 홍보를 자제하면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은 2017년 하반기에 서울시 강남권에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연달아 맞붙다가 악연으로 얽힌 관계가 있다.
두 건설사는 2017년 하반기에 추진된 방배13구역 재건축사업과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 한신4지구 재건축사업에서 연이어 경쟁했다.
방배13구역과 한신4지구 사업은 GS건설 품으로,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은 롯데건설 품으로 돌아갔는데 당시 한신4지구 사업을 놓고 GS건설이 롯데건설의 금품살포 의혹을 폭로하면서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롯데건설은 GS건설의 의혹 제기로 후폭풍에 직면해 경찰로부터 두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