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재추진되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건설은 과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을 이끌던 시절 여러 대북사업을 추진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 현대건설이 북한 평양에 지은 류경정주영체육관. |
12일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으로 남북 화해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남북한 교류가 강화되고 한국 주도의 경제협력사업이 시작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현대건설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를 보낸 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그동안 냉랭했던 남북관계가 두 정상회담을 계기로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한 기업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북한의 낙후된 주택과 인프라부문에서 사업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예상에 따라 건설사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데 건설사 가운데서도 대북사업 경험을 지닌 현대건설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이 국내 대형건설사들 가운데 북한사업을 가장 많이 한 이력이 있다.
현대건설은 1995년부터 추진된 북한 경수로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경수로사업은 1994년 제1차 북핵위기를 봉합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제네바에서 기본합의하면서 탄생했다.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2003년까지 100만kW(킬로와트)급 경수로 2기를 북한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현대건설은 대우건설과 두산중공업, 동아건설 등과 함께 경수로사업을 건설할 합동시공단의 지분 50%를 확보한 최대주주로 경수로 건설을 이끌었다.
이 사업을 주관했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제2차 북한 북핵위기를 이유로 2006년 경수로사업에서 완전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공사는 마무리되지 못한 채 끝났지만 현대건설은 북한에서 사업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1999년 현대아산과 함께 평양에 실내체육관인 ‘평양류경
정주영 종합체육관’을 건설하기도 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북한 체육·문화교류에 나서면서 체육관 건립이 추진됐다.
현대건설은 체육관을 건설하면서 북한에 평양현장사무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대북사업을 가정하면 국내 건설사들이 모두 영향을 받겠지만 선도적 역할은 (북한사업) 관련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이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남북한 긴장완화가 곧바로 현대건설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태껏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됐던 때에 관련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대북 협상에서 분위기가 다시 경색됐던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북한이 2017년 미사일 실험을 여러 차례 강행하면서 유엔에서 경제제재 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해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경제협력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까지 최소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2일 현대건설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23%(100원) 오른 4만3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5일 종가와 비교해 일주일 만에 16.6%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